문학방/동시 동요

장마와 냇물

웃는곰 2025. 6. 14. 10:47

장마와 냇물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 끝나고 
돌아오는 길 
장마진 냇물이
넘치던 날 
나는 길이 막혀 주저앉았다

그 때
6학년 누나가 다가와 
나를 업고 건너다
물에 빠져
누나도 나도 
떠내려갔다

그 때 
동네 아저씨가 보고
달려와 
구해 주셨다

누나도 나도 
부끄러워 
어른께
인사도 못하고 
살았다고 웃었다

누나는 냇가에 앉아
허리에 맨 책보 펴놓고
젖은 책을 보며 
엉엉 울었다

냇물은 장난꾸러기
출렁출렁
춤추며 흐르고
누나를 따라 
나도
같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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