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에 네덜란드로 이사간 저의 외손자(중3)가 보낸 편지가 너무 재미 있어서 여기 올려 봅니다. 우리가 참고해 볼 내용이 있습니다.(원문대로 맞춤법을 안 고침)
외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저 성훈이에요 메일을 보내야 했는데 시간이 너무 없었어요 이제 학교들어간지 한 10 일 정도 됐어요. 그동안 너무 많은 일 이 있어가지고 그거만 써도 책 한권은 나올 거예요 처음에 학교 딱 들어가서 자기소개하고 자리에 앉으니까 자기들도 다 자기 소개했어요. 그러고 나서 그때가 역사수업이었는데 선생님이 세계2차대전에서 독일군의 전술을 가르치시고 있었어요 전 그때 거의 하나도 못 알아 들었어요. 역사뿐만 아니라, 영어, 체육... 다 못알아 들었어요. 지금도 잘 못 알아듣고 있어요 그런데 물리랑 수학을 하니까 그때는 좀 알아들었어요. 지금은 역사를 공부하니까 대충은 알아들을 수 있어요... 애들도 국적이 엄청 다양해요 프랑스, 독일+네덜란드, 영국, 미국+네덜란드, 아일랜드, 모로코, 인도..... 이름은 다 알았는데 국적은 아직도 모르겠어요 선생님이 제가 처음이라서 한 명을 저한테 붙여줬는데 얼굴이 늙어보이고(삭아보이고) 피부는 좀 검고, 콧수염이 덥수룩하게 났어요. 근데 그놈이 저를 아무한테나 맡겨버리고 애들이랑 담배 피러가버려요 (여기는 만 16세부터 담배를 필 수 있어요. 남자보다 여자들이 더 많이 피는 것 같아요. 학교 문앞에서 전부다 담배피고 있어요) 그래서 혼자서 여러 군데 가보고, 애들도 좀 알아보고 했어요 지금은 쉬는시간에 그냥 혼자서 도서관 다니고 있어요. 전체적으로 애들은 착한 것 같아요. 아직도 막 해매고 있어요. 학교등하교할 때는 90%가 자전거를 타고 다녀요. 저도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가요 자전거 때문에 지금 꼬리뼈가 터질 것 같아요. 그리고 나머지10%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요. 한국에서도 학원 다닐 때에는 외국인이랑 간단한 영어회화는 했었는데 여기서 수업해 보니까 그동안 제가 뭘 배웠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초등학교4학년 때부터 중학교2학년 때까지 영어공부 했었는데, 문법만 배워서 잘 써먹질 못해요 제가 배운 영어는 죽은 영어였나 봐요.
이명박이 영어교육 어쩌구저쩌구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반대 많이 하는데, 왜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여기서는 여학생들이 한국에 비해서 어른스러운 것 같아요. 저는 태어나서 단 한번도 저와 같은 또래의 외국 애들과 대화를 해 본 적이 없었어요 특히 여자애들은 영화에서만 봤지,
이렇게 직접 보니까 파랗고 큰 눈이랑, 노란 머리가 너무 예쁜 것 같아요. 영화 속에서 사는 것 같아요. 여자애들이 저한테 말을 몇번 걸었었는데, 눈을 못 마주치겠어요.... 다음 주가 시험주간 이라서 공부 해야 되요. 물리나 수학 같은거는 한국어였더라면 10분 안에 끝낼 수 있는 건데 영어라서 너무 힘들어요. 그래도 학교 첫번째 물리시험에서는 당당하게 6/6 으로 반에서1등을 했어요. 그때 1시까지 계속공부했었어요. 무시 안 당하려고... ㅎㅎ 그래서 그런지 애들이 이젠 제 말을 더 잘 듣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는 거의 몇마디밖에 안 해요. 대충 궁금한거나, 인사나.... 앞으로는 더 나아질 거에요. 외할어버지는 뭐하세요??????????????????????????????????????????????????????????????????????? 답장은 sunghoon031@hotmail.com 으로 해주세요. 답장을 기다리며 성훈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