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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싶은 과거

웃는곰 2006. 10. 27. 17:39
어떤 사람은 과거로 돌아가고 싶단다 그러나 나는 과거가 싫다 일제가 주는 썩은 콩깨묵 발라먹던 가난 육이오 보리고개 높은 마루를 허리띠 졸라맨 채 줄지어 넘던 슬픈 군상들 즐비한 피란민들 삐이용 쾅쾅 포탄 날고 터지는 소리 사랑이라고 어설프게 하다가 잃어버리고 헤매던 슬픈 추억 군발이 시절 지루했던 삼십 개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이 감히 사업한다고 쌀값 사기 당하고 부모 속인 가책과 자괴감 홍수에 모든 것을 날리고 헤매던 고아 같은 고역의 세월 믿고 마음 주면 배신하는 사람 입술엔 사랑을 바르고 뱃속에 칼 숨긴 사람 사이를 용케 살아 온 날들 자랑할 것도 보여줄 것도 없는 황혼의 나그네 모두가 다시는 이 땅에서 만나고 싶지 않은 버리고 싶은 관거. 오직 내가 버리고 싶지 않은 것 하나 만나 본 일도 없으면서 만난 것처럼 믿고 바라보는 하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