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인생독본 7월 22일 / 벌을 준다는 말은 가르친다는 뜻이다
러시아말로 벌을 준다는 말은 가르친다는 뜻과 같다.
악을 악으로 대하는 것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망하게 하는 것이다.
1
사도 베드로가 예수께 와서 말했다.
“주여! 내 형제가 내게 죄를 저지른다면
몇 번까지 용서해야 하나요? 일곱 번까지 할까요?”
“아니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이른 번의 일곱 배라도
용서해야 한다. 천국은 머슴에 대해 셈을 하는 주인과 같나니,
일만 달란트 빚이 있는 머슴을 데려왔는데 그것을 갚지 못하였으므로 주인은
그 머슴과 그의 아내에게 모든 가재를 팔아서 갚으라고 명령했다.
그랬더니 그 머슴은 엎드려 절하면서 말했다.
“며칠만 여유를 주시면 모두 꼭 갚겠습니다.”
그리하여 주인은 불쌍히 여겨 그 부채를 면제해 주었다.
면제받은 그 머슴은 주인집을 나가서 자기가 백 데나리온을 꿔주었던 친구를 만났다.
그는 친구를 보자 멱살을 잡고 윽박지르며 말했다.
“내게 진 빚을 빨리 갚아라.”
그 친구는 엎드려 간절히 애원했다.
“조금만 참아주게나. 조금만 기다려 주면 모두 갚겠네.” 하고 말했으나
그는 듣지 않고 데리고 가서 그 빚을 갚을 때까지 감옥에 가둬 놓았다.
다른 친구들이 그 광경을 보고 매우 언짢아하면서
그 사연을 모두 주인에게 얘기했다.
사연을 다 들은 주인은 그 머슴을 불러서 말했다.
“너는 아주 못된 인간이다. 나는 너의 소원대로 네 빚을 깨끗이
면제해 주었거늘 어째서 내가 너를 동정하듯 친구를 불쌍히 여기지 않고 악을 행했느냐?”
그 주인은 노해서 머슴이 빚을 갚을 때까지 감옥에 보냈다.
우리도 각자가 자기의 마음으로부터 형제를 진정으로 용서하지 않는다면
하나님 아버지께서도 우리를 용서하지 않으신다.―성경
2
죄진 사람을 처벌할 권리가 있다고 해도
그 권리를 거리낌없이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자신의 죄를 깨닫지 못하는 타락한 사람만이 남의 죄를 다스리려 할 것이다.
3
간음하던 현장을 들킨 여인을 학자들과 바리새 사람들이
붙잡아 세워 놓고 예수에게 말했다.
“스승이여! 이 여인이 간음하였는데 모세의 율법에서는
이런 경우에 돌로 때려죽여야 한다고 명령하였으나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는 예수를 시험해 보려는 수작이었다.
예수는 허리를 굽혀서 손가락으로 땅위에 무엇인가 썼다.
그러나 연거푸 묻기만 하는 그들에게 예수께서는 몸을 일으켜
“너희 중에서 죄 없는 사람부터 먼저 돌을 던져라.” 하고 말한 다음
몸을 굽혀서 땅위에 무엇인가 또 썼다.
그들은 그 말을 듣고 양심의 가책을 받아 하나 둘 모두 가 버리고
예수와 그 여인만이 남았다. 예수는 여인의 몸을 일으켜
그녀밖에는 아무도 없는 것을 알고 말했다.
“여인이여! 너를 고발한 사람들은 다 어디에 있는가?
여인은 말했다.
“주여! 아무도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도 너를 벌하지 않겠다. 가라! 그리고 다시는 범죄치 않도록 하라.”―성경
4
세상이 악하게 되는 원인은 세상 사람 모두가 남을 벌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내게 해를 끼치면 나도 똑같이 앙갚음해줘야지.’ 하는 생각이 세상을 어둡게 만든다.
5
누가 네게 해를 끼친다면 잊어 버려라.
그리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라. 용서를 하면
마음에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6
진정한 형벌의 의미는 죄 지은 사람 스스로가
뉘우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잘못된 습관과 버릇을 자각하여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죄지은 사람도 그 죄를 떨어버리고
행복을 희망할 수 있도록 해야 비로소 벌을 주는 의미가 있다. 그
렇지 않은 벌은 죄인을 초조하게 하며 더 나쁜 길로 빠져들게 할 뿐이다.
7
형벌은 언제나 참혹하고 무섭다.
형벌이 무섭지 않고 고통스럽지도
않다면 형벌제도를 만들지도 집행하지도 않을 것이다.
현대의 감옥은 백년 전에 있었던 태형(笞刑)과
다름없이 참혹하고 무서운 곳이다.
8
미국의 인디언들은 어떠한 법률이나 권력, 또한 어떤 강력한
정부의 압력에도 결코 복종하지 않았다.
오직 그들을 지도하는 유일한 것은 자연에 따른 관습과
선과 악을 판단하는 도덕상의 의식이 고작이었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이 지닌 취미나 감정처럼 자연스러운
관습과 도덕의식을 그렇게 여겼다.
그리고 이 관습에 복종하지 않는 사람은 벌로 모욕을 주거나
집단으로부터 따돌림을 받게 된다.
그렇게 행해지는 벌은 매우 불완전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들 사이에는 더 이상 악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무엇이 가장 인간을 범죄하게 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야만적인 미국의 인디언들에게서 볼 수 있는,
법률 없는 상태와, 그렇지 않으면 문명이 발달 된 나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법률이 너무 많은 상태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그 양자의 생존 상태를 자세히 살펴보게 되면 법이
지나치게 많은 쪽이라고 대답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늑대의 신세를 지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살아가는 양(羊)이 되는 편이 훨씬 행복하다고 대답한다.―제퍼슨
♧
학문이라는 이름의 가장 부질없고
혐오스러운 것은 형벌을 대상으로 한 학문이다.
이 학문은 가장 낮은 문화의 단계에 있는 사람과
그의 아이나 미개인의 무지하고
악한 행위를 다스리는 데에만 필요한
그런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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