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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번 들어도 즐거운 이야기 84 / 생텍쥐페리의 미소

웃는곰 2026. 7. 5. 09:40

백번 들어도 즐거운 이야기 84 / 생텍쥐페리의 미소

 

어린 왕자라는 아름다운 책을 쓴 생텍쥐페리'는 나치독일에 대항해서

전투기 조종사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그는 그 체험을 바탕으로 하여 미소[le sourire] 라는 단편소설을 썼는데,

그 소설에 아래와 같은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다.

 

나는 전투중 적에게 잡혀 포로가 되어 감방에 갇혔다.

간수들의 경멸적 시선과 거친 태도로 보아 다음날 처형될 게 분명했다.

 

나는 극도로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섰고 고통을 참기 어려웠다.

담배를 찾아 주머니를 뒤졌다. 다행히 한 개비가 있었다.

손이 떨려 그걸 겨우 입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성냥이 없었다. 그들에게 모두 빼앗겨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창살 사이로 간수를 바라보았으나 그는 내게 곁눈질도 주지 않았다.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는 나와 눈을 마주치려고 할 간수가 어디 있겠는가?

간수를 조심스레 불렀다. 그리고

"불 있으면 빌려주시겠습니까?" 하고 말을 걸었다.

 

간수는 의외라는 듯 나를 쳐다보고 어깨를 으쓱하며 가까이 다가와

담뱃불을 붙여주려 하였다.

그가 성냥을 켜는 사이 나와 그의 시선이 마주쳤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나는 무심코 그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내가 미소 짓는 그 순간 우리 두 사람 가슴 속에 불꽃이 점화되었다.

내 미소가 창살을 넘어가 간수를 변화시켰고, 그의 입술에도 미소를 머금게 했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여준 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내 눈을 바라보면서 계속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 또한 그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그가 단순히 간수가 아니라 하나의 살아있는

인간임을 느낄 수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 속에도 그런 의미가 깃들어 있다는 걸 감지할 수 있었다.

 

그가 내게 물었다.

"당신도 자식이 있소?"

"그럼요. 있고말고요!"

나는 대답하며 얼른 지갑을 꺼내 가족사진을 보여주었다.

그 사람 역시 자기 아이들의 사진을 꺼내 보여주면서

자신의 향후 계획과 자식들에 대한 희망을 얘기했다.

 

나는 눈물을 머금으며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게 될 것과 자식들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하게 될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그의 눈에 눈물이 어른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아무 말 없이 일어나 감옥 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조용히 나를 감옥 밖으로 끌어냈다.

 

나는 느닷없이 감옥을 빠져나오게 되었고

그는 감옥 뒷길로 해서 나를 마을 밖까지 안내해 주었다.

그런 다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뒤돌아서 감옥이 있는 마을로 급히 돌아갔다.

 

한 번의 미소가 내 목숨을 구한 것이다.

웃으며 쳐다보는 하늘은 언제나 찬란하고 들풀마저 싱그러움을 더해 준다.

 

"미소 가득한 사람을 만나면 즐거움이 더해지고 그 순간 사는 맛을 느끼게 한다!"

사는 맛을 증폭시키는 양념이 미소이다.

 

인생은 메마른 삶이지만 짜증날 때마다 세상을 향해 미소 지으며

세상 사람들 반응을 확인해 보라.

내가 미소를 보내면 대개 상대방의 미소가 메아리로 돌아올 것이고

이 세상은 우리들의 미소로 인해 곱고 아름답게 변화할 것이다.

 

매사에 미소를 띤 행복하고 아름다운 당신이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