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인생독본 7월 4일 / 죄와 벌
사람을 처벌한다는 것이 본질적으로 정당한 심판에 근거하거나
정의에 입각하기보다는 오히려 악을 행한 자에게 악으로
보복하려는 나쁜 감정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다.
1
천국은 마치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려 둔 것과 같다.
모두 잠들어 있을 때 시기하는 적이 몰래 보리밭에
들어와 귀리를 뿌려놓고 가버렸다.
거기서 마침내 싹이 트고 자라서 열매를 맺었을 때 귀리도 함께 나타났다.
그러자 종들이 그에게 와서 고했다.
“주인님! 밭에다 나쁜 씨를 뿌리셨습니까? 어찌해서 귀리가 나왔습니까?”
주인이 대답하길,
“나를 시기하는 원수가 그렇게 해놓고 갔다.” 고 하였다.
그러자 종들이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가서 뽑아 버리면 어떨까요?”
그러자 주인은,
“아니다. 귀리를 뽑아 버리려다가 애먼 보리까지 뽑아 버릴라!” 하였다.―성경
2
어린아이가 방바닥에 머리를 찧고 그 방바닥에 분풀이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때로는 어른들도 다쳐서 고통당할 때 다친 것을 자신의 실수라고
여기기보다는 다른 이유로 여겨 증오심을 갖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어른들이 내가 아프니까 나를 아프게 한 사람에게도
그만큼 아픔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는 이기적인 생각 때문이다.
자신에게 행악했다고 다른 사람에게 악하게 보복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처사는 모두가 반성해야 할 일이다.
3
한 사람이 죄를 지으면 다른 사람은 죄 지은 그 사람을 처벌함으로
또 하나의 죄를 낳게 되며, 또한 그렇게 하는 방법 외에 죄인에
대한 마땅한 해결책이나 더 좋은 방법을 알지 못한다.
4
벌은 이해하는 마음으로 해결하여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인류는 성장한다.
5
형벌은 예로부터 교육과 사회 질서와 종교적인 관점에서 자녀들이나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물론 인간사회에 덕이 되거나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 해왔다.
오히려 형벌에 관련된 부작용으로 젊은이들에게는 냉혹감을 느끼거나
타락을 증대시켰으며 사회의 불행으로 작용돼 왔다.
6
오래 전부터 인간은 형벌의 효과가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범죄한 사람에게 위협과 매질과 배상과 같은 방법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그런 모든 방법은 결코 좋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래서 더 좋은 방법을 고안하려는 노력을 했지만 뾰족한 방법은 찾아내지는 못했다.
결국 아무런 방법도 생각지 못 하다보니 회개하든 말든,
배상하든 말든 범죄자는 고사하고 형벌을 집행하고 처벌을 가해야 하는
사람들조차도 선하게 사는 방법을 외면하게 되었다.
7
현대 사회의 징벌과 형벌제도는 아마도 앞으로 다가올 시대의 혼란과
경악의 대상이 될 것이다.
“선조들은 어찌하여 자신들이 저질렀던 부조리(不條理), 잔인, 악행을 깨닫지 못했을까!” 라고
우리의 후손들은 개탄할 것이다.
8
사형제도가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참된 사랑의 기독교적 가치를 갖지 못했다는 가장 뚜렷한 증거다.
9
형벌은 마치 달궈진 불을 더 뜨겁게 하는 것과 같아서
죄에 대한 형벌은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대가보다 훨씬 가혹하다.
10
옥에 갇혀 있는 사람이나, 사형선고를 받고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만
불행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러한 처벌을 집행하고 행사하는
사람도 육체적으로나 또는 정신적으로 억압되어 결코 행복하지 못하다.
♧
인간에게 형벌을 가하려는 욕구는
가장 저급한 동물적인 감정이다.
그러한 감정의 요구에 따르는 것을 지혜롭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사실은 스스로를 질식케 하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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