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방/논픽션

옆 사람 143 / 예쁜 임신부

웃는곰 2026. 5. 14. 19:20

옆 사람 143 / 예쁜 임신부

지하철 경로석에 세 자리중 두 자리가 비어 있는데

내가 하나를 앉았고 한 자리가 비어 있었다

 

앉은 다음 앞에 서서 신문 보는 예쁜 여자를 보니 처녀 같았었는데

배가 볼록 부끄럽다는 듯 나왔다.

내가 옆 자리에 앉으라고 하자 그녀는 웃기만 하고 앉기를 꺼리기에

내가 내 배를 손으로 불룩하다는 표시를 하였더니

그제야 알겠다는 듯 여자가 방긋이 웃으며 앉았다.

 

조금 가다가 할아버지가 다가왔다.

예쁜 임신부가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했다.

나는 그녀를 억지로 앉히고 내가 일어서서

노인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그 노인은 옆의 젊은 여자를 보고 눈을 흘겼다

젊은 것이 그렇게 앉아 있어도 돼?’하는 듯이.

 

예쁜 임신부는 얼굴이 빨개졌다. 일어서고 싶은 마음이 보였다.

내가 그 노인의 마음을 알고 말했다.

이쪽은 임신부이십니다.”

노인은 그제야 임신부 배를 힐끗 보더니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나는 임신부가 고맙다고 바라보는 눈빛에서 송구스러워하는 눈빛도 보았다.

그녀의 마음을 편히 해주기 위해 나는 자리를 떠나 멀리 피했다.

임신 초기에는 무거운 배가 옷 속에 숨어서

어른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임신부 명찰이 있기는 하나

그것을 달고 다니기도 거시기해서 그냥 나온 것이다.

귀여운 임신부를 보면 나는 이렇게 말해준다.

부인은 임금님을 안고 계시네요.”라고.

그러면 부인은 예쁘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