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번 들어도 즐거운 이야기 39 / 한국의 홀수 문화
홀수는 우리 민족 정신문화)의 깊은 뿌리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까마득한 시절부터 조선의 혼속에 묻혀 내려온 민족문화다.
자연스런 일상생활의 넉넉한 관습에서 얻어진 지혜의 소산으로
<홀수>는 딱 맞아떨어지는 <짝수>에 비해서 넉넉하고 여유롭다.
그중에서도 특히 < 3 >을 선호하고 있지만 1 .3 .5 .7 .9 모두가
우리 생활 속 <깊이> 맥을 내리고 있다.
우선 국경일이라든가 명절이 모두 <홀수 날>이다.
뿐만 아니라 때 맞춰서 돌아오는 절기가 거의 홀수 날에 들어 있다.
<설날>과 <추석>이 그렇고
정월 대보름(1월15일) 삼짇날(3월3일) 단오(5월5일) 칠석(7월7일) 백중(7월 15일)이 그렇다.
9월 9일은 <구중>이라 하여 남자들은 시를 짓고 여자들은 국화전을 부쳤다.
생활 곳곳에 뿌리 내린 < 3 >의 의미는 더욱 다양하다.
사람이 죽으면 3일장 아니면 5일장을 치르는 것이 보통이지 4일장이나 6일장은 없다.
역시 삼우제(三虞祭)가 있고 <49제>라는 追募(추모)의 날이 있다.
亡者(망자) 앞에서는 홀수 날을 택하여 최대의 예우를 지키는 것이 뿌리 깊은 전통이다.
심지어 祭物(제물)을 올려도 < 홀수>로 올리지 <짝수>로는 차리지 않는다.
돌탑을 쌓아도 3 5 7 9 홀수층으로 올렸을 때에 시각적으로
안정감이 들면서 보는 마음을 편케 한다.
애기를 낳고 금줄을 쳐도 세이레(三七日)동안 출입을 삼갔다.
신성한 생명을 지키면서 축복하자는 삼신할미의 준엄한 고지(告知)다.
봉투에 돈을 넣어도 우리 서민들은 두 자리 수가 아닌 이상
3만 원 아니면 5만 원을 넣었지 4만원 이라든가 6만 원짜리 <기부 촌지>는 보기 어렵다.
이렇듯 < 3 >이라는 숫자가 우리들 생활 중심에서 축을 이루고 있다.
춥고 긴긴 겨울을 삼동(三冬)이라 했고 무더운 여름을 건너가려면 삼복(三伏)을 견디어야 한다.
무리를 일컬어 <삼삼오오>라 했고 색깔을 이야기할 때도<삼원색>이 근원이다.
상고(上古)시대에 우리나라 땅을 마련해 준 삼신(三神)이 있다 하여 생명신으로 섬긴다.
삼재(三災) 가 있는가 하면 또 삼재(三才)가 있다.
현대에는 시위문화에서 삼보일배(三步一拜)라는 것이 새로 생겼다. 간절하고 지극한 정성의 극치다.
가까운 <이웃>을 일컬어 <삼이웃>이라는 좋은 표현이 있는가 하면 잘하면
술이 <석 잔 > 못 하면 뺨이 <석대>다.
힘겨루기 판을 벌여도 <5판 3승 제>를 하며 만세를 불러도
삼창(三唱)까지 해야 속이 후련했다.
<짝수>는
죽은 자의 숫자란 말이 있고 <홀수>는 <산사람>의 숫자란 말도 있다.
그래서 제사상에는 과일을 홀수로 올리고 <절>을 두 번
산 사람에겐 절을 <한 번만> 하면 된다.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목적한 것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은 생활 속 곳곳에 숨어 있다.
그만큼 < 3 >이라는 숫자는 우리 생활의 < 디딤돌>이요
안정된 균형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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