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사람 1 / 돈과 인생
세상에는 옆 사람보다 좋고 고마운 사람도 없다.
그러나 세상에서 옆 사람보다 무섭고 위험한 사람도 없다
나에겐 도전이 있을 뿐 나이는 없다.
나이로 인생을 살지 말고 달리는 내 뒤에
나이가 따라오게 살자!
도전하는 내 앞에 나이야 물러서라!
⎈ 본대로 들은 대로
나는 출근할 때는 수원역에서 전철을 타고 퇴근할 때는 서울역에서 무궁화호를 탄다.
아침 경로석 옆자리에서 두 영감이 하는 신세타령을 들었다.
“돈이 원수야, 자식 잃고 돈 잃고 이게 뭐야.”
“이 사람아, 나는 돈이 없어 잃을 것도 없네. 잃을 돈이라도 있어 봤으면 소원이 없겠네. 자네는 행복해.”
“행복? 얼어 죽을 행복. 못된 자식 돈에 미쳐 제 앞으로 해준 땅 다 팔아 경마장에 바치고 알거지가 되어 어디로 갔는지 알 수도 없고 그 놈이 판 땅은 지금 신도시계획으로 황금 땅이 되었단 말일세. 자식이 원수야 원수. 그 땅을 내 이름으로 가지고 있었으면……. 아이구! 속 터져.”
“죽은 자식 부랄 만지면 뭣해. 다 잊을 건 빨리 잊는 게 좋아. 나 보게 나는 자네 같은 돈 많은 전성기도 없이 인생을 살아 왔어.”
“차라리 돈 없이 살았더라면 돈 병은 안 걸렸을 거구먼. 자식 믿고 통장까지 맡긴 내가 돌대가리지.”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돈에 대한 금언을 떠올렸다.
* 돈으로 산(買) 사랑은 돈 떨어지면 떠난다.
* 사랑에 돈 때가 묻으면 진실이 달아난다.
* 의사가 가지면 치료기구가 되고 악한이 가지면 살인도구가 되는 칼처럼 돈은 가져야 할 사람이 가질 때 제값을 한다.
* 담배나 술 중독보다 무서운 건 돈 중독증이다. 돈 중독자는 모아 놓고 자기는 못 쓰고 다른 사람이 쓰게 만든다.
* 돈으로 지옥을 사는 사람은 78, 천국을 사는 사람은 22.
* 돈을 유산으로 남기면 돈이 자식을 마음대로 하지만 아름다운 정신 유산을 남기면 자식이 더 아름답게 가꾼다.
* 돈은 잘 쓰면 좋은 하인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무서운 주인이 된다.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돈이란 쓸 때는 좋은 하인, 벌 때는 독한 주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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