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옆 사람 14 / 어! 또 만났네 지하철 엘리베이터 앞에서 언젠가부터 만나는 사람이 있었다.붉으죽죽한 가죽 개똥 모자를 쓰고 등이 약간 구부정한 영감이다. 우연히 퇴근길에 몇 번을 만났더니 어느 날인가 영감이 나를 보고 놀랍다는 듯 한마디 했다.“어! 또 만났네.” 나도 속으로 ‘그러네, 영감 자주 만나네.’ 하고 형식적으로 머리만 꾸벅해 보였다. 영감은 마치 엿장수나 고물 장수같이 보였다. 이유는 모자 때문이었다. 고물장수나 옛날 엿장수는 그런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나서 얼굴이 익은 영감이 어느 날 무궁화호 내 좌석 31번 석을 지나 33번 석으로 지나다가 나를 발견하고 또 “어! 또 만났네.”했다. 그리고 수원역에서 나를 따라 내렸다. 그리고 내 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