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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번 들어도 좋은 이야기 28 / 톨스토이 마지막 시(詩)와 영혼

웃는곰 2026. 2. 28. 17:06

백번 들어도 좋은 이야기 28 / 톨스토이 마지막 시()와 영혼

 

조현오 울산 시티병원

 

"나 이제 가노라, 나의 시간이 다 하였노라.

땅은 나를 돌려보내고 하늘은 나를 불러 이끄노라.

많은 것을 보았고, 더 많은 것을 알지 못했으며,

사랑을 알았고, 진리를 향해 걸었노라.

 

모든 것을 버리고 이제는 모든 것을 품으러 가노라.

죽음이여, 너는 나의 문이로다.

영원한 생명의 문이로다."

 

이 시()는 톨스토이가 마지막 남긴 시()의 영감에서 초고,

편지, 일기의 여러 구절들을 엮어 만든 창작시로 보입니다.

 

이 짧은 시()는 인생의 마지막 문턱에 선,

톨스토이의 영혼이 세상과 나누는 마지막 인사처럼 들립니다.

 

부와 명예, 문학적 명성을 한 손에 거머쥐었던 한 인간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사랑을 알았고, 진리를 향해 걸었노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 그 여정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귀족에서 구도자로 레프 톨스토이는 러시아의 대지주 집안에서 태어나,

부와 교육, 문학적 성공을 일찍이 경험했습니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는 그를 세계적인 문호의 반열에 올려놓았지만,

그는 어느 순간 깊은 허무와 절망에 빠집니다.

 

나는 왜 사는가? 죽음 이후에는 무엇이 있는가?" 라는

물음이 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습니다.

이 치열한 내적 고뇌는 참회록(Confession)이라는 작품으로 남았고,

그 책에서 그는 신앙 없는 삶의 무의미함을 고백합니다.

 

톨스토이는 교회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담긴 성서,

특히 산상수훈에서 삶의 지표를 찾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진리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왜 예수를 찾았는가? 그가 만난 예수는 기적을 일으키는 신이 아니라,

'왼뺨을 때리거든 오른뺨도 돌려대라'고 말하며,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고 가르치는 사람이었습니다.

 

톨스토이는 그런 예수에게서 사랑과 용서,

무저항과 평화의 윤리를 보았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나는 예수의 가르침이야말로 인간 존재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진리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귀족의 옷을 벗고, 수공 일을 배우며,

마차 대신 맨발로 걷고, 가난한 자와 함께 밭을 갈았습니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글로 옮겨,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같은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했습니다.

행함 없는 신앙은 죽은 것이라는 믿음이 그를 행동 하게 했습니다.

 

마지막 선택! 마지막 시()!

죽음이 가까워졌을 무렵, 그는 결국 가족과도 떨어져

한밤중 몰래 기차를 타고 수도원으로 향하는 길에 나섰습니다.

세속과 결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병이 악화되어 기차역에서 쓰러졌고,

한 작은 간이역에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의 유언처럼 전해지는 이 마지막 시(),

고통과 갈등의 세월 끝에 마침내 얻은 평화의 숨결처럼 느껴집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이제는 모든 것을 품으러 가노라' 는 말은,

단지 죽음을 향한 선언이 아니라 영혼이 지향하던 완성이었습니다.

 

우리에게 남긴 것!

톨스토이의 마지막은 끝이 아닌 완성이었습니다.

그는 위대한 작가로 기억되기보다,

추구한 한 인간으로 살고자 했습니다. 그의 삶은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버릴 수 있는가?

당신은 누구를 위해 사랑할 수 있는가?”

우리도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야 합니다.

그날, '나는 진리를 향해 걸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지금 이 순간부터 걸음을 다시 내디뎌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도 죽음이 인생의 끝이 아니라 인생의 완성이 되는

삶을 살아 나가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남은 시간을 독서하고 사색하며

참다운 삶이 무엇인지를 늘 자문자답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 세상을 마감하기 전에 이 세상에 반드시 필요한 한 가지

일은 마치고 간다는 마음으로 살아 간다면 생의 의욕도 충만할 것이고

살아 가는 마음가짐도 새로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