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방/시

망초 꽃밭에서

웃는곰 2025. 6. 26. 19:55

망초 꽃밭에서

한강변 넓은 풀밭
눈 내린 듯 하얗게 핀
꽃길 걸으며
진하게 안기는 향기에 취해
코를 킁킁거리며 
두리번거렸다

어디서 이 좋은 향기가
흘러올까? 어디서?
아무리 둘러봐도 
장미도 백합도 보이지 않는데
달콤한 꿀 향기가 
강변을 메웠다

이 진한 향기 
어디서 오나
두리번거려도 
강변 가득 
흔해 빠진
망초만 질펀할 뿐
향기 나는 꽃은 보이지 않고
 
망초 밭을 벗어나 
돌아서 보니
망초꽃들이 바람 결에 
향기를 펑펑 
뿌리고 있었다

아아! 
바로 너네였구나!
망초꽃도 꽃이냐고 
비웃었는데
미안하다 
작고 예쁜
망초꽃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