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방/시

담장 밑 아기 벗들

웃는곰 2025. 4. 23. 08:28

담장 밑 아기 벗들

퇴근하는 봄 길 
담장 돌아 걸으며 
길과 담장 틈새에
겨우내 자고 일어난 
벗들을 만났다


가을 헤어진 얼굴들 
냉이 민들레
고들빼기 쑥
패랭이 망초
돌나물 채송화
씀바귀 제비꽃
좁은 틈새 비집고 
서로서로 비비며 
방글방글 생글생글
작년의  
동그란 웃음

얘들아 사랑해
내일 또 보자
여름내 보자  
담밑 퇴근길
내가 진심으로
하는 말
쟤들은 들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