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문명에 무너진 시대
문화가 문명에 무너진 시대
수십 년 전 교육이
문화적일 때는 세상이 아름답고 순수했으나
문명적이 되면서 문화가 무너졌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던 할아버지 아래아들,
그 아래 손자까지 무식한 사람끼리 살던 시대는
박꽃처럼 순수하고 계곡물처럼 한 줄기 질서가 있었다.
글자에 무식한 집안 할아버지 명령이면
아버지도 손자도 고분고분 순종하고
체통과 질서가 숲과 나무처럼 잡혔다.
할아버지 명이면 아들이 숙였고
아버지 명이면 아들이 공손했고
돌아가신 조상님도 살아계시듯 모시고 떠받들었다.
할아버지가 검다고 하면 아들은 노랗게 보면서도
네네 했고, 손자는 빨갛게 보여도 네네 하고
나중에 할아버지가 잘 못 보신을 것을 깨닫게 했던 효도 문화가 있었다.
할아버지 명이 임금님 명이고 나라님 명이
웃어른 명이던 시대가 무너지고
정치인들의 악다구니가 아우성이다.
교육이 문명 발달을 촉진하여 사방에 기계 소리 요란하고
살기는 좀 편해졌지만 문화가 무너진 세상엔
상하 질서가 사라지고 혼란해져 장유유서도 충효사상도
무너진 현실은 지옥이 되고 있다.
컴퓨터를 못하는 할아버지는 고물로 밀려나
아들이 컴퓨터로 시시덕거려도 무얼 가지고 그러는지 모른다.
손자가 카카오 톡에 빠져 못된 정보에 끌려가며 히히거려도
할아버지, 아버지는 왜 그러는지 모른다.
문명은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악의 바람으로 몸부림친다.
손자가 할아버지를 가르치는 세상이다.
컴맹에다 카카오 톡도 모르면서 나이만 많다고
위엄 찾던 할아버지들이 쪼그라든 문명시대다.
할아버지 권위는 이제 문명 앞에 무너지고
문화마저 버린 뒷방 종이호랑이로 웅크리고 졸아들었다.
손자한테 대우 받자면 손자보다
앞선 문명의 힘을 빌려야 하는 비극 시대다.
마침내 시들어 흔들리는 문화는 문명 앞에
오금을 못 펴고 질질 끌려갈 뿐이다.
문화교육은 인간을 아름답게 가꾸었지만
문명교육은 인격과 인성을 악하고
거칠게 망가뜨리고 있다.
오호 통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