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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 35 / 구관이 명관

웃는곰 2026. 5. 7. 20:17

속담 35 / 구관이 명관

이번에 떠난 원님은 훈요십조(訓要十條)라는

윤리규정을 엄수하는 분이었어.

1. 관물(官物)을 사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2. 녹을 먹는 동안 백성의 영업을 해서는 안 된다.

3. 벼슬을 하는 동안 논밭을 사지 않는다.

4. 벼슬을 하는 동안 집의 칸수를 늘리지 않는다.

5. 집을 산값에서 더 얹어 팔아도 안 되고, 판값에 더 얹어 사도 안 된다.

6. 고을의 특산물을 입에 대서는 안 된다.

7. 상전 집 문턱을 넘나들지 않는다.

8. 아내의 청탁을 듣지 않는다.

9. 상전이 요구한 완물(玩物)을 거절한다.

10. 다섯 가지 반찬 이상을 밥상에 놓지 않는다.

 

먼저 떠난 원님은 얼마나 결백하였던지 백성들이 무엇이든

귀한 것을 바치면 받지 않고 크게 꾸중을 했어.

그래서 융통성 없는 원님이라고 불만들을 했어.

그런데 그 뒤를 이어 부임한 원님은 정반대였어.

고을 명물은 있는 대로 다 바치라 하는가 하면

관사가 낡았다고 수리비를 백성에게 요구하고

강제 부역을 시키고,

장사 잘되는 걸 알면 자기 동생 시켜 장사를 하고,

싼 물건이 나오면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먹고,

제 맘에 안 들면 강제로 지방법규를 만들어 집행하고

백성에게 피해를 입히고도 뻔뻔스럽게 웃는가 하면

반반한 고을 처녀를 보면 자기 시중을 들라 하고,

마누라 청은 무엇이든지 허락하여 마누라는

원님보다 더 날뛰었어.

백성들은 원님이고 나발이고 개만도 못한 놈이라고

숨어서 욕을 하면서도 입도 벙긋 못했어.

앞서 떠난 원님을 융통성 없는 어른이라고

불만하던 백성들이 모두

떠난 원님을 그리워하며 말했어.

구관이 명관, 구관이 명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