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댁은 오산댁을 매우 부러워했어.
“오산댁은 얼마나 좋겠어. 딸 셋에 아들 일곱이 주르르 하니.
난 아들이든 딸이든 하나만이만이라도 있으면 소원이 없겠어.”
“그런 소리 말아요. 난 경주댁처럼
두 부부만 오순도순 살았으면 좋겠어요.”
“속 모르는 소리 말아요.
자식 없는 집이 얼마나 쓸쓸한지 모르실 거예요.”
이때 초등학교 1학년 6살 막내딸이 말했어.
“엄마, 내일 학교에서 부모님 모시고 오래.”
“알았다.”

다음날 학교에 갔더니 아이들이 막내한테 물었다.
“민숙아, 엄마나 아빠 모시고 오랬는데
할머니를 모시고 오면 어떡해?”
막내가 울상으로 대답했어.
“몰라.”
막내는 늙은 엄마가 부끄러웠어.
그런데 엄마도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어.
그 다음 날은 10살짜리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한 반 아이를 때려 코피가 났다고
부보님 오시라고 하여 갔다 왔더니
며칠 후에 13세 아들이 초등학교를 마치고
진학 상담을 한다고 학부형 오라 하여
아버지가 갔다 오고

다음 해 봄이 되자 16세 아들이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 추첨에서 학군이 나쁜데 떨어졌다고
학교 안 가겠다고 하여 고민하는데
18세 고3 아들이 운동을 하다가 다쳤다고
병원에서 오라 하여 자녀 왔더니
아직 어린 티도 못 벗어난 20세 아들이 애인이 생겼다고
엄마가 한 번 만나보라고 하여
속이 상한데
금년에 23세 딸이 대학 졸업과 동시에 대동전자에 합격하였다고
모처럼 부모를 기쁘게 하여 주어 집안 파티를 했어.

가을에는 26세 아들이 대학 마치고 취직이 안 된다고
군대 자원입대하여속을 썩이고
은행 모범직원으로 알려진 28세 딸이
갑자기 결혼을 하겠다고 서두는데
평생 자식들 뒷바라지하다 모은 재산이 없어
걱정에 걱정
설상가상, 옥상가옥 30살 아들은
실직한 뒤 술 담배로 찌들었어.
남의 속도 모르는 경주댁은
아이들 많은 것만 부러워했어.
“오산댁은 조겠어. 온 집안이 항상 시끌벅적
잔칫집처럼 웅성웅하하고.”
“그런 소리 말아요.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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