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 18 / 울고 싶은 사람 뺨 맞기
시골 동네에 큰불이 났어.
그 집이 김성준이네 집이었어.
봄바람을 탄 불이 순식간에 집을 홀랑 태워 버렸어.
김성준이는 급히 이웃 동네에 빈집을 구하여 가족을 그리로 옮기고
장차 어떻게 살까 걱정을 하고 있는데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다고, 기름 부은 격이랄까.
그 날 서울서 형제보다 가까이 지내는 친한
친구가 죽었다는 부고가 왔어.
가진 것이라곤 주머니에 서울 다녀올 차비만 남은
처지라 부조는 생각도 못하고 부랴부랴 서울을 향했어.
집이 불타서 울고 싶은 심정인데 친구까지 갔다니
가슴에 눈물이 터질 듯 넘쳤어.
김성준은 친구의 장례식장 사진이 걸려 있는
앞으로 달려가 엎어져서 엉엉 울었어.

“친구야, 어쩌자고 나보다 먼저 갔나? 오늘 나는
내 인생에 가장 가슴 아픈 날이다.”
그렇게 두 시간을 엎드려 울자 친구 아들이 물었어.
“아저씨는 누구신데 이렇게 슬퍼하시나요?”
“나는 간 사람과 형제처럼 지낸 친구일세.
상주는 내 친구 아드님이신가?”
“예, 어른께서는 우리보다 더 슬퍼하시니…….”
“우리는 형제 같은 사이였으니까.”
“아저씨 방명록에 존함을 올리시지 않으셨지요?”
“실은 맨손으로 온 처지라 방명록을 피했던 거였네.”
“존함을 올려주셔야 우리도 기억하지 않겠습니까.”
김성준은 마지못해 이를 석자만 올렸다.
이때 아들이 놀라운 듯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혹시 어른께서 우리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여
자살까지 하려고 하실 때 아파트를 팔아 아버지를 도우시고
시골로 가셨다는 어른이 아니십니까?”
“그걸 자네가 어찌 아는가?”
이때 부인이 김성준 앞에 엎드려 말했어.
“어른님은 우리집 은인이셨어요.
우리를 돕고 시골 고향으로 가신 어른이시라는 걸
오늘에야 알았네요.
오늘 가신 분이 마지막 유언을 하셨어요.
당신이 죽거든 친구 김성준을 찾아가 이걸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서류 봉투를 내밀었다.

“저희도 모릅니다.”
김성준은 봉투를 열어보고 또 엎드려 통곡을 했어.
“친구야, 친구야. 이 사람아.”
봉투에는 몇 줄 글이 써 있었어.
‘친구야. 자네가 집을 팔아 나를 살려주었지.
나는 그 덕으로 성공했고 그동안 자네 빚을 갚으려고
적금을 부었네.
이자는 못 갚아도 원금은 채웠으니
언제 죽어도 기쁘네. 고향집을 새로 크게 짓고 살게.’
그렇게 되어 친구 장례를 치르고
고향으로 돌아간 김성준은 불에 탄 자리에 2층집을 지었어.
울고 싶은 사람한테 친구가 더 슬프게 만들어서
엉엉 울었더니!!
좋은 친구는 이런 사이가 아닌가?
전화위복 / 관포지교 / 죽마고우 / 금란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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